
[ 무등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전라남도 화순군 안심마을. 그곳에 털보 산적과 가족들.]
( 사진 과 원문 출처 :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12&articleid=20060915103409353a5&newssetid=82 )
언제였을까...
1996년 이었던가... 1997년 이었던가...
서바이벌 게임을 시작하려고 했던때니 1997년인가보다.
건강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한참 쉬다가 어찌어찌 프로젝트 단위 계약으로 일을 했던때가 있다.
군에 들어가는 장비에 일부 파트의 펌웨어프로그램 일이었다.
그 때 프로젝트 책임자가 이야기의 주인공이신 주정필 실장님이셨다.
그 때도 장마가 지면 차도 못다니는 외진곳에서 시골생활 비슷하게 하셨는데...
딱 외모도 턱수염을 기르시고, 덩치도 좋으신 사투리 억양의 시골 아저씨 같았었다.
그런데...
어느날 TV를 보니 어디서 뵌것 같은 분이 나오서 유심히 지켜보니 그 분이 귀농을 하셔서 전라도에서 사신다는게 아닌가!
TV 프로그램은 KBS 인간극장 '산적의 딸' 이었다.
한 10년 전이니 그 딸은 그 때는 꼬맹이 였을텐데. ^^;;;
같이 일했던 당시만 해도 실력있는 프리렌서로 존경을 하던 분인데...
자신의 하던일을 털어버리시고, 귀농을 하셔서 제2의 인생을 사신다니 솔직히 놀라웠었다.
어찌되었건 TV에서 라도 다시 뵙게 되니 무척 반가웠었다.
그 흔한 홈페이지라도 가지고 있으시면 반가운 마음에 글이라도 남기고 싶지만,
도시를 버리고 떠나신 분이니 아마 없으시겠지...
자신감과 실력과 호탕함이 참 부러웠던 분인데,
역시나 그에 맞게 제2의 인생도 산적으로 멋지게 살아가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러고 보니...
IMF 사태 후 귀농을 하셨다는데...
같이 일했던 프로젝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귀농을 하셨나보다.
돌이켜보면 IMF사태때 회사와 건강까지 잃은 백수 였는데... 참 힘들었었다.
아마 나도 용기만 있었다면... 어쩌면 시골에서 가축을 키우고 있지 않았을까 한다...
이렇게 글을 쓰고 싶었던건...
살다보니 같이 일을 했던 분의 소식을 이렇게라도 접하게되어서이다.
나도 요즘은 내가 하는일에 대해 불안과 회의가 든다.
과감하게 떨쳐버릴 용기마저 잃어버려가는 자신에게 실망도 하게된다.
자신을 자신이 자꾸 옭아매게 되고, 거기서 못 빠져나와 발버둥치고...
한번쯤은 모든걸 털고 새롭게 시작하고픈 마음도 있다.
하지만, 이제 도시라는 그물에 갇힌 물고기 신세... 그 마저 쉽지는 않다.
털보 산적이 되신 주정필 실장님이 한없이 부럽기만 하다...
거칠것이 없었던 당당했던 내가 그리워진다.
삶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정말 이대로가 좋은 것 인가?